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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모든 것들의 리뷰/서평 - 그 외

[서평][소설추천][평생 간직하고 싶은]쇼코의 미소

by 남다른 IT 개발자 2020. 12. 20.

 

쇼코의 미소 표지

 

쇼코의 미소는 제가 읽으면서도 몇 번이나 눈물을 훔쳤던 책입니다. ㅠ_ㅠ 모태 이과생인 제 마음을 흔들어 놓은 책이기 때문에 가슴 따뜻한, 하지만 슬픈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해드립니다. 책을 읽다보면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힘들고 슬픈 이별얘기가 많거든요..

 

작가 최은영

2013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쇼코의 미소'가 그 당선작이다.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이 있고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제5호, 제8회, 제11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책의 구성

쇼코의 미소는 작가의 중단편 작품들 중 총 7개의 작품을 실었다. 「쇼코의 미소」, 「신짜오, 신짜오」,「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힌지와 영주」, 「먼 곳에서 온 노래」, 「미카엘라」, 「비밀」 이다.  책 기준 30p, 60p의 분량들이다. 나는  출퇴근을 하면서 지하철에서 20분씩 이 책을 읽었다. 20분이면 남들보다 조금 느린 나의 책 읽는 속도로 30p의 단편을 완독 할 수 있었다.

쇼코의 미소 목차

 

줄거리

「쇼코의 미소」

한일 문화 교류 프로그램으로 만난 두 소녀가 성장해가며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이야기다. 할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다는 환경이 같은 두 사람은 성장하면서도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연락하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의 관계와 함께 두 사람과 할아버지들의 관계도 중요하다.

「신짜오, 신짜오」

독일에서 만난 한국, 베트남 두 가정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 가족과 다름없이 화목하게 지내던 두 가정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서로 멀어지게 되는 얘기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주인공인 엄마와 순애 언니(이모)의 관계를 중심으로 두 사람의 일생을 그렸다. 주로 엄마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순애 언니의 일생을 그렸고 순애 언니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인해 멀어지는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준다.

「한지와 영주」

한국에서 온 영주와 케냐에서 온 힌지 두 사람이 프랑스 수도원에서 만나 관계를 맺고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도원에서 가장 친하게 된 두 사람의 관계가 영주가 알 수 없는 어떤 이유로 두 사람은 멀어지게 된다.

「먼 곳에서 온 노래」

주인공이 대학 때 친하게 지낸 동아리 선배를 만나기 위해서 러시아에 방문하는 얘기다. 두 사람이 대학에서 처음 만났을 때 모습과 서로 친해지게 된 사건을 보여준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헤어지게 된다.

「미카엘라」

독립해서 서울에서 살고 있는 딸과 남편 때문에 한 평생 고생하지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살아온 엄마의 얘기다. 지방에서 살고 있는 엄마가 교황 방한을 보고자 상경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다. 

「비밀」

손녀를 끔찍이 사랑하고 아끼는 할머니와 그 가족들의 얘기다. 손녀와의 이별 후 달라진 본인의 심정과 주변의 모습을 할머니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느낀 점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이 있다. 바로 따뜻함과 슬픔이다. 작품들은 주로 주인공들의 이별과 상실에 대해서 얘기한다. 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은 작가가 그 주인공들을 바라보고 그려내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말 중 이런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 싶다. 그 길에서 나 또한 두려움 없이, 온전한 나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말이 말해 주듯이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는 모두 하나같이 불우하거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작품 안에서 모두 아픔과 고통이 있거나 소중한 사람들과 헤어지게 되는 경험을 겪게 된다. 하지만 작가는 그 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으로 그 들이 겪는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담담하고 담백하게 풀어간다. 그래서 작품 속 얘기들은 모두 절망적이거나 무한히 슬프기만 하지는 않다. 

이 책의 작품들을 읽으면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로 힘들어했던 내 주변의 사람들이 생각난다. 먼저 세상을 떠나신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나고 그분들의 죽음으로 인해 힘들어했던 주변 사람들이 떠오른다. 나는 그 당시에는 미처 그 사람들의 감정과 행동에 공감을 못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분들이 어떤 심정이었을지 감히 상상하고 느껴보게 된다.  

기억에 남는 구절

「쇼코의 미소」중에서

할아버지는 평생 좋은 소리 하는 법 없이 무뚝뚝하기만 했는데 그게 고작 부끄러움 때문이었다니. 
죽음에 이르러서야 겨우 부끄러움을 죽여가며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걸 사내답지 않다고 여기며 깔보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가끔씩 그런 통제에도 불구하고 비어져 나왔던 사랑의 흔적들이 있었다.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중에서

상대의 고통을 나눠질 수 없다면, 상대의 삶을 일정 부분 같이 살아낼 용기도 없다면 어설픈 애정보다는 무정함을 택하는 것이 나았다. 그게 할머니의 방식이었다. 

「미카엘라」중에서

여자는 노인들을 볼 때마다 그런 존경심을 느꼈다. 오래 살아가는 일이란,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고 오래도록 남겨지는 일이니까. 그런 일들을 겪고도 다시 일어나 밥을 먹고 홀로 길을 걸어 나가야 하는 일이니까. 

「비밀」중에서

"지민이 중국에 갔어요. 중국 시골에서 선생님 한다구." 그 말을 하던 박서방의 붉은 얼굴이 자리에 누운 말자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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